2025.12.27.
날씨 맑음
요 며칠사이 날씨가 어마무시하게 추워졌습니다.
어젠 출근하다가 코가 떨어져 나갈 뻔했습니다. 크리스마스였던 그제엔 코스트코 다녀오다가 귀가 부서질 뻔했어요. 집에서 쉬는 겸 오랜만에 고기를 구워 먹을까 생각하고 갔었는데, 음..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뭘 제대로 볼 수도 없었...
사람 구경만 하고 돌아온 꼴이었지만 뭐 어떻습니까. 집에 돌아와선 늘 먹던 닭가슴살만 데치고, 수란 만들어서 식단만 하게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사 후 가장 먼저 만들 요리는 스테이크와 알리오올리오로 (미리) 결정했습니다. 또 그때 가서 '아 귀찮다'는 딴소리를 할지도 모르지만 목표를 높게 잡으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매주 주말마다 다른 요리를 만들 생각에 지금부터 약간 들떠있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사야 할 조리도구들과 식재료, 향신료들이 넘쳐나지만 언제 이런 고민을 하겠습니까.
잠시 이야기가 샜습니다
오늘은 3주전처럼 약간의 늑장을 좀 부리다 일어나 화장실청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덮은 이불과 담요들을 모아 곧장 코인빨래방으로 향했어요. 사실 화장실청소건 이불빨래건 한 달 텀을 두려 했는데, 곧 신년이기도 하니 이번엔 조금 서둘렀습니다.
화장실청소는 한달주기가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물때가 보이고 곰팡이가 스멀거리려는 시점이 이때쯤인 듯합니다. 원룸 화장실에 환풍기가 없고 창문만 있어서 완벽하게 건조되지 않습니다. 매일 화장실창문+화장실문+안방창문 전부 활짝 열어두고 바람길을 만들어 빡세게 건조를 시키려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청소 텀을 더 두었다간 곰팡이가 세력과시를 할 것이 뻔했기에,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락스로 1시간 불리고 솔질 슥슥해주면 물때고 나발이고 싸그리 사라지니 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요다음 대청소날에 창틀까지 깔끔하게 물티슈로 닦으면 맘이 더 편할 것 같네요. (이사하면 청소할 면적이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더 즐거워질 거라고 스스로 최면걸고있습니다.)
빨랫감들을 건조기에 넣을 땐, 저번에 빨래방주인아저씨가 써보라고 주신 건조기 시트지가 맘에 들어서 하나 사서 써봤습니다. 역시 향기 굿. 이사 갈 집에는 건조기가 없어서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건조기 안 썼던 시절로 못 돌아가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안 쓰시는 분들 없으시겠지만, 혹시나 계시다면 꼭 써보세요. 삶이 윤택해집니다.
무튼간에, 2025년도 이제 나흘가량 남았습니다.
올해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2025년 참 의미 있게 보냈다는 소회가 듭니다. 매년 아쉬움이 약간 더 진하게 남았는데, 올해는 조금 다릅니다. 아쉬움이 아예 없진 않습니다만 이전과는 다른 게, 하지 못해 남는 아쉬움이 아니라 하고 나서 남은 아쉬움이 훨씬 크다는 거네요. 이직을 하면서도,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도, 여행을 하면서도, 일을 하면서도, 다른 누군가를 만나면서도, 더 열심히 하고 더 노력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랄까요. 저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못했을 고민들이자 아쉬운 감정인데.
이렇게 올해는 '해볼걸'이란 생각보다 '더 잘할걸'이라고 생각이 바뀐 게 저에게 있어서의 큰 변화(P)같습니다. 서른 중반에 접어드는 와중에도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건, 나라는 사람에게 아직 발전가능성이 있구나라는 방증이 아닐까요. 그 옛날 탕왕이 세숫대야에 새겼던 '일신우일신'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정체되어 있기보다 천천히 변화하려 발버둥 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조금씩 새로워지는 계기들을 맞이하며 발전하는 나 자신을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끄적거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