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7.
날씨 맑음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애석하게도 평일 기상시간에 눈이 떠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일요일이 일찍 시작해 버렸습니다.
소중한 주말 하루가 길어지는 것은 너무 좋으면서도, 조금이라도 늦장 부리며 아침잠에 빠져들 기회를 놓친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금요일 서울에 눈이 펑펑 내린 덕분에 추운 한겨울로 진입한 느낌이지만 집정리를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환기하는 와중에 들이치는 찬 바람으로 몸과 정신을 깨우고, 지난주 했어야 할 화장실 청소를 뒤늦게나마 해치우니
비로소 사람사는 공간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쿨타임이 돈 이불빨래도 놓칠 수 없기에 후다닥 씻고 이불, 담요를 챙겨 코인세탁방으로 직행.
지난 4년간 같은 세탁방을 이용하면서, 그동안 단한번도 보지 못했던 주인아저씨를 오늘 처음 봤습니다.
동전을 수거하고 청소를 하고 계시는 것을 보니 아저씨에게도 오늘은 리프레시의 날이었나 봅니다.
빨래를 넣는 와중에 아저씨가 스윽 빅사이즈 이불봉투와 건조기 섬유유연제 시트지를 소매넣기해주십니다. 오예.
건조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와 돌돌이로 바닥에 널브러진 머리털과 먼지들을 뜯어 집청소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점 요리로 뭔가 주말 갓생의 정점을 찍고 싶었으나, 방 안 요리냄새가 빠지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생각을 접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카놀라유도 요리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내년 2~3월 중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면, 그때부턴 본격적으로 요리를 다시 시작해 볼 생각입니다.
주방과 옷방, 침실이 분리되어 있다는 건 축복이에요 진짜.
어젠 예술의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슈만 피아노 협주곡 Op.54,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공연이 있었거든요.
슈만 협주곡의 피아니스트는 엘리소 비르살라제였는데, 83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수준의 연주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콘서트홀 전체를 울리는 강하고도 부드러운 피아노음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니까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은 현악기들보다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힘이 굉장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친 듯이 쾅쾅 울려대는건 아닌데 50여 분간 타악기와 트럼펫 소리는 지속적인 긴장감을 조성해서 몰입감이 컸고요.
클래식 문외한이라 제대로 된 감상을 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장르 저 장르 할거없이 죄다 들어보려는 편이라
나중엔 음악듣는 귀가 조금이라도 열리게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혼자 연주를 들으러 오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문화생활을 자기 나름대로 즐기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니, 저도 이참에 클래식 연주 듣는 것을 소소한 취미로 해보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등산가고 걷고 하는 것도 좋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정적인 생활(?)을 조금씩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끄적거림 끝.